- 함민복 시의 특성으로서 '풍자'와 '서정'을 이해한다.
- 함민복 시의 '서정으로의 회귀'와 '그리움'을 이해한다.
- 함민복 시의 '그리움'의 대상인 '고향', '어머니', '연인' 등을 이해한다.
- 함민복 시의 '순환성의 원리'와 '텅 빈 공간'을 이해한다.
- 함민복 시의 '경계에 피는 꽃'을 이해한다.
- 한국 시의 흐름
- 1970~1980년대: 서정에서 현실로
- 1990년대 이후: 현실에서 서정으로 (회귀의 과정)
- 함민복의 세 번째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서정으로의 회귀의 징후를 보여줌.
- 첫 시집 「우울씨(氏)의 일일(一日)」 (1990), 두 번째 시집 「자본주의의 약속」 (1993) : 가난의 체험에서 오는 설움을 감내하며, 자본주의의 병든 일상을 '풍자'의 방식으로 비판함.
- 풍자 : 현실 비판, 시적 대상의 희화화, 궁극적으로 대상과 현실을 비판
- 함민복의 세 번째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그 시선(풍자의 시선)을 자신의 내부로 돌리고 있음.(서정으로의 회귀)
- [공터의 마음] : 시인이 자신의 내면 공간을 응시하며 그 풍경을 묘사하는 대표적인 작품
- 시인은 마음의 '텅 빈 공간'을 "당신"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으로 가득 채움.
- 일반적인 '서정성'의 주된 모티프: '과거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의 정서'
- 이 시는 이 두 가지 모티프가 결합되어 서정성의 특징을 뚜렷이 보여줌.
- 아래 두 가지 전제항을 세밀히 살펴보는 방식으로 이번 시집의 특징을 고찰
- '당신'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가 이번 시집의 중심선을 이룬다.
- 그리움이 '마음의 공터'라는 비어 있는 내면 공간을 매개로 생성된다.
- 추억과 회상을 통해 시인이 그리워하는 '당신'은 '고향'과 '어머니'와 '한 여자'로 나타남
- 시인의 기억 속에는 아직도 '고향' 집의 대추나무와 밭을 매는 '어머니'와 그를 버리고 시집 간 '여자'가 살고 있음.
- 그런데 '고향 같던 어머니 같던 당신 같던 풀섶에'라는 구절에서 고향과 어머니와 한 여자가 시인에게 동격으로 인식됨.
- [고향], [어머니], [한 여자]를 동격으로 묶어주는 것 : 눈물
- "고향"과 "어머니"와 "한 여자"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으로 시적 화자가 흘리는 "눈물"은, "어머니 눈물" 한 방울과 연결되고, 그 "눈물"로 화자가 다시 젖고 온 세상이 젖음.
- 결국 "눈물"은 시인이 그리운 대상에 대해 느끼는 '설움'과, 그 설움을 승화 시키는 '정화'의 속성을 동시에 지님.
- '설움'과 '정화'로서의 "눈물"은 "고향"과 "어머니"와 "한 여자"가 공통적으로 지닌 '모성적 안식'의 세계를 관통하며 흐름.
- "내 탯줄은 썩어 무슨 풀꽃을 피웠는지"에서 보듯, 눈물의 상상력은 '모성적 안식'의 세계를 소멸과 생성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환석의 원리'로 이끌어감.
- 달무리를 끌어내려 목을 매는 '죽음', 혹은 '소멸'의 이미지는 고개를 떨구고 익어가는 과일과 익어서 떨어지는 밤송이라는 '하강'의 이미지와 연결됨.
- 마지막 구절 "자궁에 목을 매달다니"는 시인이 달을 자궁에, 달무리를 끌어내려 목을 맨 밧줄을 어머니로부터 생명력을 전해 받은 탯줄에 비유함.
죽음이란 생명의 탄생지인 자궁으로 되돌아감을 의미함.; 양극의 충돌, 역설
- 결국 이 시는 존재의 모태인 '자궁'의 이미지가 존재의 소멸과 죽음인 '무덤'의 이미지로 연결되는, 생명의 '순환성'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해됨.
- 이것은 시의 제목인 환향이 고향으로 귀환한다는 의미라는 점에서도 확인됨.
- 그러면 시인은 생명의 '순환성'을 노래하면서 왜 스스로 달무리를 끌어내려 목을 매려 하는 것일까?
- 중심 소재인 "눈물", "비", "바다", "어머니" 등을 연결시키는 것은 '물'의 이미지임.
- '읍천항에서'라는 부제에서 보듯, 시인은 바다를 보며 어머니가 흘린 눈물을 떠올리고, 그 눈물이 자신을 보듬고 있음을 토로함. : 모성적 안식의 세계
- 어머니의 눈물을 통해 시인이 깨닫는 것은 우주의 헌법인 '사랑'임.
- 이 '눈물'을 사이에 두고 대비되고 있는 것은 "한 줌 뼛가루로 흩어질 때"와 "다시 만날 기약으로 날아올라요"라는, 소멸과 생성, 하강과 상승의 이미지임.
- 이 두 항은 대립항인 듯 하지만 우주의 헌법인 시링을 사이에 두고 있으므로 서로 연결되고 순환됨. 대립되는 양극 -> 순환성의 원리
- 결국 시인은 어머니의 원리인 '사랑'과 그 '사랑'의 영원성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소멸과 생성', '탄생과 죽음'을 넘나드는, 드넓은 존재론적 시선으로 바라보게 됨. 더 나아가 시인은 현실 너머의 전생과 내생까지도 넘보게 되는 듯함.
- 당신과의 사랑을 쏟아지다 되돌아 피어나는, 폭포의 물보라에 비유함.
- 내 마음이 당신의 마음을 뿜어 올리고, 뿜어 올려졌던 당신의 마음이 다시 내 마음 되어 당신에게 쏟아지는, 폭포의 '순환성'은 곧 시인이 추구하는 우주의 헌법, 영원한 사랑의 원리임.(순환성의 원리 -> 사랑의 원리)
- 따라서 내세와 저승과 해탈과 죽음은 그것 자체로 시인의 비극적 세계 인식과 초월의식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단순히 죽음 너머의 저승이 아니라 죽음을 넘어 다시 재생으로 되돌아오는 '순환성'을 지닌 것으로 이해됨.
- 지금까지 함민복의 세 번째 시집을 관류하고 있는, '그리움'의 속성과 그 대상인 '당신'의 정체를 살펴봄.
- 함민복 시인의 그리움의 대상인 '고향'과 '어머니'와 '연인'은, '달'과 '눈물'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회전하며 '순환성의 원리'를 통해 생명의 근원인 '자궁'과 그것의 소멸인 '무덤'의 이미지를 결부시킴.
- '당신'은 '달'과 '눈물'의 이미지를 통과하면서 '고향', '어머니', '연인'의 현실적 대상을 넘어 '소멸과 생성', '죽음과 탄생'이 되풀이되는 '순환성'의 우주적 섭리에 접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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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성의 원리가 생성되는 시적 공간에 대해 주목 : [공터의 마음]에 직접적으로 제시된 대로, 시인의 텅 빈 마음의 공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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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공터에 비·서리·눈·꽃소식이 오고, 토마토·고등어·번개탄·물 미역이 왔다 가듯, 그 '마음의 공터'에는 당신 눈동자가 되어 바라보던 서해 바다가 출렁이고, 당신에게 이름 일러주던 들풀들이 푸르고, 수목원과 도봉산의 단풍이 듦. : 시인의 '마음의 공터'에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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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공터'는 단순한 부재나 없음의 개념이 아니라 비어있음으로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불교적 공(空), 혹은 노장적 무(無)의 개념에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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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공터'에 당신이 살고 서해 바다가 출렁이고 들풀이 푸르고 단풍이 드는 것은, 마음을 가득 채웠던 욕망과 그 집착의 덩어리들을 비워버렸기에 가능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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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실은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인 "세월아 지금 이 공터의 마음 헐지 말아다오"에서도 잘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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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의 마음"은 시인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세월이라는 자연의 섭리가 만들어 놓은 것임. 이를 인식하는 시인은 따라서 자기중심적 사고를 벗어나 인간과 자연을 하나의 운명으로 보며 시간의 순리에 자신의 몸과 의지를 맡기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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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자연의 섭리인 생명의 순환성과 시간의 순리에 자신의 몸을 의탁(순응, 수용)하고 만 것인가 :
- 함민복 시인이 첫 시집과 둘째 시집에서 보여주었던 자본주의적 삶의 질서에 대한 예리한 비판의 메스는, 세 번째 시집의 [한강 1], [거대한 입], [하늘을 나는 아라비아 숫자], [자본주의의 주련], [아남 내셔날 텔레비전] 등에서도 이어짐.
- 그러나 전반적으로 세 번째 시집은 자본주의의 거대한 폭력성에 억눌린 시인이 그 욕망에의 탐닉과 비판(이중적 태도)을 동시에 수행하는 '풍자'의 길을 이탈하여 [어머니, 달, 눈물]을 따라 [서정]의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줌.
- [어머니, 달, 눈물]이 이끌어주는 길은 [선천성 그리움], [흐린 날의 연서], [산] 등과 같이 깊은 정서적 울림을 주는 서정시, 혹은 연시를 낳음
- 그것이 현실의 길과 만날 때 [달의 눈물], [버드나무], [오래된 잠버릇] 등을 통해 새로운 시적 인식을 보여주기도 함.
- 서정의 길 2. 풍자의 길 3. 서정+현실 인식의 길
- 한편으로 세 번째 시집은 욕망을 비우고 그것에 대한 냉철한 비판의 시선까지도 비운 채(풍자의 길 약화) 자칫 '해탈'의 영역으로 넘어설 위태로움도 지님.
감상 -> 분석 -> 해석 -> 평가
- [소멸과 생성의 순환성]은 서정적 세계에 속하는 시적 진실이므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에 현실의 길로 되살아나지 못하고 영원 너머로 지워질 운명을 안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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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다음 시에서 순환성의 윤회의식이 해탈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며, 전생과 내생, 소멸과 생성, 빛과 그림자의 경계에 서 있는 자신의 위상을 주시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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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계에는 꽃이 핌. 달및과 그림자의 경계에 시인이 꽃처럼 서 있고, 집 안과 밖의 경계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꽃이 피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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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이처럼 전생과 내생, 빛과 그림자, 소멸과 생성 사이의 경계가 바로 자신이며 자신이 서 있는 이 현실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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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메말라 이 경계가 허물어지는 날 모든 꽃이 시들고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고 예언하는 시인에게 우리는 이 경계의 영역이 지닌 [균형]과 [긴장]을 지켜가며 새로운 시 쓰기의 길을 열어나갈 것을 부탁해야 할 것임.
순환성의 원리 -> 현실도피(X) 경계(O)
- 함민복의 이번 시집이 지닌 위상은 소멸과 생성이 순환하며 넘나드는 [마음의 공터]와 자신과 세계 사이의 모든 경계를 지키려는 의지 사이에 놓여있음.
- 함민복 시인이 현재의 마음의 공터에서 윤회와 해탈의 길로 들어서지 말고, 눈물을 간직한 채 모든 경계 위에 굳건히 서서 더 견고하고 아름다운 시의 꽃을 피우게 되기를 기대함(조언)
- 함민복 시의 특성으로서 '풍자'와 '서정'
- 함민복 시의 '서정으로의 회귀'와 '그리움'
- 함민복 시의 '그리움'의 대상인 '고향', '어머니', '연인'
- 함민복 시의 '순환성의 원리'와 '텅 빈 공간'
- 함민복 시의 '경계에 피는 꽃'